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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7세기 걸작품

17세기 걸작품

17세기의 걸작품, 보 르 비콩트 성과 베르사유 궁전 모두, 르 브랭(Le Brun), 르 보(Le Vau), 르 노트르(Le Ntre)에 의해 건축 설계되고, 실내 장식되었으며 정원이 만들어졌다.
보 르 비콩트 성은 베르사이유 궁전 못지 않은 프랑스 역사의 현장으로, 보 르 비콩트 성만이 지니는 독특한 역사와 에피소드를 통하여, 루이14세가 군림했던 시대의 뒤안길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루이 14세가 질투를 느꼈을 만큼, 재력과 권력을 지녔던 니콜라 푸케(Nicolas Fouguet, 1615-1680)의 흥망성쇠는 보 르 비콩트 성에서 시작, 보 르 비콩트 성에서 끝났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살에 파리의회에 입성했던 니콜라 푸케는 당대 최고의 재무가로, 1656년 보(Vaux) 지역에 자신의 명성과 재력을 과시할 만한 성을 짓도록 작정한다.

재력 못지 않게, 예술분야에도 놀라운 감각과 식견을 지니고 있던 니콜라 푸케, 그가 성을 짓기 위해 소집했던 예술가들은 건축가 르 보, 유화그림과 조각으로 실내장식을 도맡았던 르 브랭, 최고의 명성을 지닌 정원사, 르 노트르 이었다.
Vaux 지역에 있던 3개의 부락이 보 르 비콩트 성으로 흡수되며, 1만8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동원된다. 17세기의 걸작품, 보 르 비콩트의 아름다운 자태가 드러난 것은 그로부터 5년 후. 그리고 루이 14세를 초대하는 일만이 남았는데...

1661년 8월 17일, 푸케는 퐁텐느블르에 머물고 있던 젊은 루이 14세(1638-1715)를 위해 향연을 베푼다. 이 때, 보 르 비콩트 성을 총 관리하던 지배인은 바텔(Vatel), 바텔의 주도하에 루이 14세를 위한 식탁이 차려진다.
젊은 왕의 자존심을 자극할 정도로 금으로 된 찬란한 식기와 잔들, 그리고 음식은 왕의 기대치를 능가했었을 만큼 훌륭하고 완벽했다.
보 르 비콩트 정원에서는 여흥과 오락이 펼쳐지는데, 음악에 맞추어 1200여 개의 분수대 물이 품어 오르고, 정원을 흐르는 운하에서 뱃놀이도 벌어진다.
배 위에서 장대를 가지고 상대를 물 속에 빠트리게 하는 놀이, 뽑은 번호 모두가 당첨되는 복권놀이 등의 오락을 비롯, 화려한 무도회도 펼쳐진다.
유흥의 절정은 몰리에르와 그의 극단이 공연한 야회 극장. 이날 저녁, 몰리에르(Moli re, 1622-1673)는 프랑스 문학사에도 기록이 남을 "Les Fcheux" 라는 코미디물을 처음으로 푸케의 성에서 선보인다.

푸케가 루이 14세를 위해 마련한 "세기"의 향연, 그러나 만찬의 주인공이었던 루이 14세의 노여움을 사고 만다. 푸케의 성은 루이 14세가 보지 못했던 가장 아름다운 성이었으며, 게다가 자신의 궁전에서 벌이는 향연들 보다 더 화려하고 훌륭한 축제를 펼쳐 보이는 것이 아닌가.
자존심이 상한 루이 14세는 결국, 현장에서 푸케를 체포하도록 명령을 내리며, 이 때 왕의 생모인 안느 도트리쉬 왕비가 이를 만류하는데...
그로부터 19일 후, 푸케는 루이 14세의 근위기병(Mousquetaire)달타냥 (d'Artagnan)에 의해 결국 체포되고 만다. 3년에 걸친 재판 끝에 푸케는 추방령이 선고되며, 루이 14세는 마음을 바꾸어 그를 감옥에 투옥케 한다. 푸케는 체포와 더불어 전 재산이 몰수된다.
동시에, 루이 14세는 보 르 비콩트 성을 탄생시킨 주역들, 르 브랭, 르 보, 르 노트르를 소환, 푸케의 성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궁전을 짓도록 명령을 내린다.

루이 14세의 권력을 상징하는 베르사이유 궁전은 이렇게 해서 탄생이 된다.
1661년은 루이 14세의 절대왕권정립이 시작된 해로 역사가들 역시 의견을 모으고 있다.
1661년, 보 르 비콩트에서 펼쳐진 향연을 통하여, 젊은 루이14세는 연극, 무도회, 음악을 동반한 분수대 놀이 등이 지니는 화려함과 재미에 눈뜨게 된다.
이들 유희들은 루이 14세와 베르사이유 궁의 생활에서 분리될 수 없는 요소가 된다.
한편, 니콜라 푸케는 17세기의 프랑스 문화를 대표하는 작가, 콜베르, 몰리에르, 라 퐁텐느, 볼테르 등을 비롯하여 조각가, 화가, 음악가 등, 당대를 풍미하던 예술가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 이들 예술가들이 보 르 비콩트에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을 하도록 배려했다.
1661년, 푸케의 몰락과 더불어, 라 퐁테느는 왕권에 대한 조소를 담은 'El gie aux Nymphes de Vaux'를 창작하기도 했다.

보 르 비콩트 성은 루이 14세 시대를 특징 짖는 독특한 건축양식을 보인다. Grand Salon의 장식은 푸케의 체포로 인하여 미완성된 작품. 살롱에 배치된 가구들 중, 대리석으로 된 두 개의 테이블만이 푸케의 소유로 추정된다.
르 브랭이 천장에 그린 "Les Neuf Muses" 등의 그림은 예술의 극치를 보이며, 베르사이유 궁전과는 달리, 지하에 마련된, 푸케 시대에 이용되던 거대한 부엌도 감상할 수 있다. 이 부엌은 1956년 때까지 실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보 르 비콩트는 베르사이유 궁전에 비하여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루이 14세의 절대왕권과 더불어 꽃피우게 된 17세기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데 있어, 베르사이유 궁전 못지 않게, 교육의 산실이 되고 있다.

단아한 성, 보 르 비콩트 성만이 지니는 독특한 아름다움에 감탄하기 이전, 성 주변을 가득 메우는 방문객들을 보며 먼저 놀라게 될 것이다.

촛불이 켜진 보 르 비콩트의 야경 방문(Visites au Chandelle)
파리로부터 남동쪽으로 50Km 떨어진 보 르 비콩트 성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유는 성을 방문하기 위한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자동차로 방문하는 방법이 유일, 고속도로 A5를 타고 Troyes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보 르 비콩트 안내 표지판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성은 A5 고속도로로부터 역 4, 5Km 지점에 떨어져있다.
10시부터 18시까지 현지 가이드 동반으로 성을 방문할 수 있다.
5월 12일부터 10월 13일까지 매 토요일마다, 20시부터 24시까지, 보 르 비콩트의 야경방문이 가능하다.

단 7월 14일의 토요일은 제외. 5월24일과 6월3일 역시 2천여 개의 촛불이 켜진 보 르 비콩트 성과 정원, 음악이 동반된 분수대 쇼를 감상할 수 있다
16661년 한 여름날 밤, 아름다운 성에서 푸케가 루이 14세를 위해 베풀었던 "역사적"인 향연, 푸케로서는 "치명적"이었던 그 향연을 재연하는 방법 중에 일환으로 야경의 촛불 방문이 마련된다.
"le Roi-Soleil", 루이 14세가 지니는 절대 권력의 뒤안길, 보 르 비콩트 성이 지니는 아름다움에 감탄했던 루이 14세의 오만함과 질투 역시 동시에 이해 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